“뇌졸중 조짐 땐 빨리 응급실로 가세요”
감각마비, 발음장애, 어지럼증 등 전조증 발생
뇌동맥류도 증가…위험군은 뇌 정기검진 필요
“뇌동맥류의 경우 자각증 뿐 아니라
특별한 예방책이 없어 파열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
“뇌졸중은 단일질환으로 사망률 1위의 무서운 질환이며 그 후유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손실은 막대합니다. 뇌졸중 조짐이 보일 땐 빨리 응급실로 가세요.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 심장질환, 흡연·음주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40대가 넘어서면 정기적인 뇌검진이 필요합니다.”
뇌졸중의 ‘골드타임’(gold time)은 ‘3시간’이다. 감각마비나 운동마비, 어지럼증, 발음장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등의 뇌졸중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2시간 이내에, 늦어도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환절기나 겨울철뿐 아니라 연중으로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보다 신속한 병원이송 조치와 예방 및 조기진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백민우 교수(병원장)는 서구식 식생활과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인해 뇌졸중의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터지는 것(뇌출혈)과 막히는 것(뇌경색) 두 가지가 있다.
터지는 경우중 하나인 뇌동맥류는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증상이 거의 없다. 고혈압성 뇌졸중의 경우는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이며 기온이 5도 낮아지면, 발생률이 30%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의 치료는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비침습적인 방법이 많이 시술된다.
합병증이 적고, 입원기간도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혈관조영기기의 발달과 미세혈관 접근이 가능한 미세 카테터, 색전물질의 개발로 뇌혈관 내 수술이 다양해졌다.
뇌경색의 초기에는 뇌혈관내 혈전을 녹여 정상적으로 혈류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혈전용해요법’을 사용한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동맥경화성 뇌혈관 질환의 경우에는 특수 카테터나 보조풍선을 이용하여 혈관을 확장하고 그물망을 삽입해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수술법이 필요하다.
뇌혈관벽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는 혈관 내에서 동맥류를 백금코일을 이용해서 막는 뇌동맥류 색전술(코일색전술)이 주로 사용된다.
백 교수는 “뇌동맥류의 경우 자각증 뿐 아니라 특별한 예방책이 없어 파열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뇌동맥류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 혈관벽이 선천적으로 결함이 있거나 혈관벽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약해져 생긴다. 약해진 쪽이 부풀어 오르고, 계속 늘어나 터지면 출혈을 일으켜 뇌졸중이 발생한다.
뇌동맥류 파열 후 약 3분의 1이 사망하고, 3분의 1은 영구적 마비와 부분마비 등 심각한 장애를 안은 채 생존하며, 나머지 3분의 1 정도만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열 위험은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일수록, 고혈압 환자이거나 가족력이 있을수록 높다. 폐경 후 중년여성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혈관 탄력이 떨어져 뇌동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보통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과 함께 극심한 두통을 느끼게 된다.
또 의식이 떨어지거나 구토증과 함께 목이 뻣뻣해지는 등의 증상도 생긴다. 기침 등으로 머리가 흔들리면 두통이 더 심해지고, 목 뒤쪽에 통증이 오거나 요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출혈량이 미세한 경우에는 두통이 심하지 않고, 출혈이 뇌신경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서 좋아질 수도 있다.
환자의 20% 정도에서 은근한 경고성 두통이 발생하는데 이를 뇌출혈의 전조라고 인지하기란 쉽지 않다.
“극심한 두통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평소 증상을 겪지 않았더라도 고혈압, 흡연, 가족력과 같은 위험인자를 보유한 경우라면 중년 이후 예방 차원의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직계가족 중 2인 이상 뇌동맥류를 갖고 있거나 파열된 가족력이 있다면 40대 이후는 물론 그 이전부터라도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합니다.”
*글·박효순 의료전문 기자 / 경향신문 건강과학팀장(anytoc@kyunghyang.com) *사진·부천성모병원 홍보팀 제공
■백민우 교수는…
‘24시간 뇌졸중 환자와 함께 하는 명의’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백민우 교수는 지난해까지 뇌졸중센터장을 역임했고, 현재 병원장이다.
‘24시간 뇌졸중 환자와 함께 하는 명의’로 유명하다.
외국 신경외과 의사들의 교육 및 수술기법 연구 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임상의사로서 뿐만 아니라 병원 경영자로서의 역할 수행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약력> 가톨릭대 의대 졸업(1973), 신경외과 전문의(1980), 가톨릭대 의대 교수(1982~현재), 영국 런던대학 왕실신경연구소 임상교수(1988~1989),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회장(1996~2001), 대한신경외과학회 서울경인지회 회장(2011), 가톨릭대 성가병원 의무원장(2001~2004), 부천성모병원 병원장(2010.9~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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